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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어서 입 벌리고 '텅'"…제철 돌아왔지만 '비상'

<앵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 해산물이 생각나죠, 굴입니다. 본격적인 수확시기를 맞았는데, 어민들 표정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국내 최대 굴 생산지에 가서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홍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통영의 굴 양식장입니다.

양식 줄을 끌어올리니 굴이 주렁주렁 딸려 올라옵니다.

그런데 대부분 껍데기가 벌어져 있고 속은 비어 있습니다.

[김성대/어업인 : 이렇게 입을 안 벌리고 안에 굴이 차서 딱 붙어있어야 하는데, 다 죽으니까 입을 벌리고 안에 굴은 다 녹아내린 거죠.]

원래 이맘때 굴은 크레인으로 끌어올려야 할 정도로 무거운데요.

지금은 모두 죽어 껍질만 남아 이렇게 한 손으로도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살아 있는 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 알맹이가 작고 빛깔도 탁합니다.

통영을 비롯해 고성 등 경남 5개 시군 굴 양식장의 1/3이 집단 폐사 피해를 봤고, 피해액은 150억 원이 넘습니다.

제철인데도 굴 껍데기 분리 작업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유현숙/굴 박신장 노동자 : 작년에 비해서는 죽은 것도 많고 알도 적고. 까는 것도 (원래는) 많이 까는데 지금은 굴 성장이 영 안 좋아서 (줄었어요).]

예년엔 매일같이 열리던 경매도 횟수가 급감했고, 굴 값도 10kg당 9만 원대에서 7만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홍태/굴수하식수협 조합장 : 경매가 안 되어서 이틀 동안 혼쭐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틀 쉬고 (경매하는 겁니다.) 상품 상태도 안 좋았습니다, 사실은. 월하굴이 많이 넘어왔기 때문에….]

경남도는 최근까지 이어진 고수온과 용존산소가 리터당 3mg 이하인 산소 부족 물 덩어리 현상으로 굴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고,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한 뒤 보상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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