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코앞 방위비 협상 '타결'…트럼프 되면 번복?

<앵커>

한국과 미국이 2026년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내년에 우리가 낼 돈보다 8.3% 늘어난 규모로 정부는 잘된 협상이라 평가했는데 문제는 한 달 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번복할 가능성이 있단 겁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지난 2일 여덟 차례 협상 끝에 미국과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2026~2030년까지 5년간 적용되는 이번 협정에서 우리 측이 부담할 최초 총액은 2025년 분담금에서 8.3% 늘어난 1조 5천192억 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적용된 인상률은 지난 2021년에 체결한 제11차 협정 당시 13.9%보다는 낮고 2019년 10차 때 8.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후 해마다 새로 책정되는 분담금엔 5% 상한선을 두고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연동할 방침입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은 5년간 연평균 2%대로 전망된다며 연평균 4.3%의 국방비 증가율이 적용된 지난번 협상과 비교하면 큰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재웅/외교부 대변인 : 현행 국방비 증가율 대신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연간 증가율로 하고 상한선을 재도입한 것은 이번 협상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협정 이행에 가장 큰 변수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7년 한미 FTA 재협상을 지시한 만큼 다음 달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협정도 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전 대통령 (지난 5월) :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대가를 내지 않았습니다. 내가 바꿨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걸 깨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미국 싱크탱크 CSIS는 방위비 협상이 조기 타결을 하게 되면 트럼프를 화나게 할 수 있고 2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한미 관계가 시작부터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이종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