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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급증한 '로드킬'…'생태 통로' 95% 부실

<앵커>

야생동물이 도로로 나와서 차에 치여 죽는, 이른바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게 바로 생태통로죠. 전국에 560여 개가 있습니다. 환경부가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이 관리가 부실한 상태였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산에 난 길을 따라 고라니 무리가 냄새를 맡으며 지나갑니다.

밤에는 야행성 포유류인 너구리와 멧돼지도 지나다니고, 드물게 청설모도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등산로 같지만, 야생동물들을 위한 전용 '생태통로'입니다.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터널입니다.

저 위에 직접 올라가 보면, 이렇게 동물들이 다닐 수 있게 길이 나 있습니다.

이런 생태통로는 동물들이 차도로 내려가지 않도록 유도해 충돌 사고를 방지합니다.

현재 전국 564곳에 이런 생태통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동물 '로드킬' 건수는 도리어 늘고 있습니다.

로드킬 건수는 4년 전에는 1만 5천여 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8만 건에 육박했습니다.

생태통로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걸까.

철조망이 잘 돼 있는 것 같은데 여기 밑으로 내려가도 차도거든요.

여기 지금 가운데가 끊겨 있어서 (동물들이) 저 옆으로 지나가는 거죠.

또 동물이 아래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현수막이 헐렁하게 늘어져 있거나, 생태통로가 보행로와 구분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환경부가 올해 처음 전국 생태통로를 전수조사했더니, 95% 정도가 이렇게 '관리 부실' 상태로 드러났습니다.

필요에 따라 국토부, 환경부, 각 지자체, 한국도로공사 등이 중구난방으로 생태통로를 조성했고, 그 결과 관리 주체도 제각각인 탓이 큽니다.

[임이자 의원/국민의힘 (국회 환경노동위) :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로드킬을 줄이고, 서식지를 보호하는 생태통로의 본래 역할을 살리려면, 관리 주체를 일원화해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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