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젤라 게오르기우
내한 공연 중 상대 배우의 앙코르에 항의하며 무대에 난입하고 음악을 중단시켜 논란을 일으킨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즉흥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한 사전 협의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주최 측인 세종문화회관은 이 같은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는 한편 공연 파행을 일으킨 게오르기우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공연계 사상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진 원인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진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게오르기우의 소속사 인터뮤지카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휘자 및 '토스카' 제작진과 공연 중 누구도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사전에 협의하고 확정했다"며 "게오르기우는 극에서 벗어난 앙코르가 오페라의 서사 흐름을 방해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소속사는 "이 같은 협의에도 2막 공연 당시 지휘자는 게오르기우에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앙코르를 제안했고 게오르기우는 완전한 퍼포먼스를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테너가 부른 3막의 아리아에서 이 뜻은 존중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에 강한 신념을 가진 게오르기우는 이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세종문화회관은 입장문을 내 "소프라노(게오르기우)가 본인을 포함한 전 출연자의 앙코르가 없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문자로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합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게오르기우가 자기 뜻을 밝혔을 뿐 주최 측이 이에 동의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세종문화회관은 "(앙코르는) 지휘자에게 속한 권한으로 소프라노 한 명의 희망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게오르기우가 나머지 성악가들의 앙코르에 대한 결정권까지 가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의) 희망 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연을 방해한 것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이번 사안의 본질은 왜 앙코르를 했는가가 아니라 게오르기우가 공연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관객의 관람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항의가 필요했다면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게오르기우는 앞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 3막에서 테너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앙코르 하자 무대 한쪽에 나타나 제스처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지휘자 지중배에게 다가간 그는 음악을 중단시킨 뒤 "이것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고 말해 공연의 흐름을 끊었습니다.
게오르기우는 커튼콜에서 일부 관객이 야유를 보내자 인사도 없이 퇴장했고,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기우 측에 관객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기우 측에서) 아직 답변은 듣지 못했다"며 "현재 소속사와 관련 상황에 대한 상호 확인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