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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향하던 배에서 몰살…일본, '승선 명부' 제공 합의

<앵커>

지난 1945년 8월 일본을 출발해서 부산으로 가던 배 한 척이 폭발과 함께 일본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그 배에는 일본에 강제로 끌려갔었던 우리 노동자들, 수천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입니다. 8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왜 배가 침몰한 건지, 또 희생자가 몇 명인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승선자 명부가 사라졌다고 계속 주장해 왔었는데, 사실은 그 명부를 보관하고 있다고 최근 털어놨고 우리 측에 그걸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광복 직후인 1945년 8월 24일.

일본 아오모리를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일본군 수송선 우키시마호가 교토 앞바다에서, 갑자기 폭발하면서 침몰했습니다.

사건 직후 일본 정부는 미군의 해저 기뢰에 충돌해 배가 폭발했다면서, 우키시마호에는 강제동원된 한국인 노동자 3천7백여 명이 타고 있었고,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배가 침몰 돼 승선명부가 사라졌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승선한 사람이 5천 명이나 되고 사망자는 수천 명에 달한다고 증언해 왔습니다.

사건 발생 79년이 넘도록 침몰 원인은 물론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다가, 지난 5월 일본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당시 해군 등이 작성한 명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고쿠타/일본공산당 의원 : 정부가 일관되게 없다고 했던 승선자 명부가 15권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국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그제야 사실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미야자키/후생성 부대신 : 해군시설부가 작성한 것으로서 승선 예정자의 본적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명부를 요청했고, 일본 정부는 최근 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명부 일부인 19건을 이미 제공받았다며, 다른 자료도 추가로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름과 생년월일 등이 비공개 처리됐던 정보공개 청구본과는 달리 한국인 승선자의 개인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부는 피해자 구제와 우키시마호 진상파악 등에 이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병직, 화면제공 : 일본공산당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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