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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1달러 1,300원대 '뉴노멀'?…'서학개미'도 비싼 달러에 한몫 한다고?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기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조건이 늘어나는 분위기죠? 달러화 가치가 낮아지고 원화 가치가 높아진 것도 금리 인하의 부담을 좀 덜 수 있을까요?

<기자>

8월이 최근 외환시장에서 일종의 전환점이 된 건 확실해 보입니다.

1달러를 사려면 1천380원 이상 줘야 했던 구간에 머물러온 원화 가치가 1천350원대까지 왔습니다.

30원 차이를 가지고 얘기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전에 달러가 워낙 강하기도 했고요.

외환 시장에서 추세적으로 이런 하락세가 나타나는 건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달러는 우리나라 돈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렸습니다.

주요 6개 나라 통화 대비해서 계산하는 달러의 가치, 달러 지수가 지난달에 2.3% 하락했습니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가 된 만큼 우리나라 같은 나라들은 돈 관련해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일본 최대 금융사인 미쓰비시의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올해 금리인하에 동참할 나라들로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몇몇 나라들을 꼽기도 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는 어제(3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인 걸로 나오기도 했죠.

물가가 1년 전에 비해서 2%씩만 오르는 상태, 이게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목표로 하는 물가 흐름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물가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사실 우리나라가 통화정책에서 제일 중요하게 봐야 할 건 대내적으로는 물가, 대외적으로는 달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 두 가지 여건이 모두 금리인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예전 환율에 비하면 달러가 여전히 많이 비싼 것 같습니다.

<기자>

하지만 예전에 우리가 익숙했던 그 달러는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1달러에 1천300원대, 이 정도가 이른바 뉴노멀일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좀 적응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거죠.

사실 최근에 달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게 무슨 약세냐, 달러에 1천200원만 돼도 비싼 건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의 달러 가치는 우리가 2000년대 이후로 금융위기 같은 거시경제 위기 상황 외에는 거의 본 적이 없었던 수준이기는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0년대에 1달러에 대체로 1천 원에서 1천200원 안팎, 그중에서도 1천120원에서 1천160원 사이에 주로 머무는 이른바 황금환율대를 오래 유지했습니다.

수출과 수입에 모두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보는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을 유지했다는 겁니다.

만약에 1달러에 1천300원대가 뉴노멀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그만큼 미국에 비해서는 2010년대보다 가난해진 것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해도 연말까지 1천300원 초중반대에 계속 머무는 새로운 박스권이 형성될 거라는 게 지금으로서는 대체적인 예상이고요.

앞으로도 과거의 환율인 1천100원대를 보기는 장기적으로도 어려울 거라는 예상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입니다.

<앵커>

환율이 혹시 떨어진다고 해도 그렇게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거다. 이런 전망인 건데, 이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코로나 대유행 이후로 미국이 세계에서 나홀로 성장을 해온 구조가 굳어진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위기, 최근 몇 년으로 보면 코로나 유행 전후해서 미국 외의 다른 어떤 나라도 실시할 수 없는 정책 연준이나 정부가 달러를 막대하게 풀어서 미국 경기를 떠받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고요.

돈 풀기를 줄이기 시작한 다음에도 미국 경제가 AI 개발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술 패권, 경제 패권을 확실히 잡으면서 달러 가치를 더욱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이 이 과정에서 중국을 강력하게 견제하면서 대중 수출이 둔화됐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서 더욱 약하게 굳어진 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해외투자가 코로나 이후에 막대한 규모로 늘었다는 점도 큰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원을 팔아서 달러를 들고 증시를 비롯한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규모가 워낙 커졌다는 겁니다.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너도나도 미국 주식 사러 가잖아요. 기업들도 해외 투자 워낙 많이 하고 연기금 같은 경우도 해외 주식 비중 늘리다 보니까, 기업과 가계의 해외 투자 규모 자체가 이전에 비해서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 원달러 환율의 구조적인 범위 상승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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