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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사진 싹 내리래요" "자녀가 불안해 새벽까지 휴대폰만"…중학생부터 여군까지 '딥페이크 공포'에 "혹시 나도?" 발칵

최근 한 대학에서 여학생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유포된 사건이 드러난 데 이어 비슷한 종류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는 물론 교사, 여군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SNS 등에 '피해 학교 명단'으로 떠돌고 있는 곳만 100곳은 족히 넘어 혹시나 '내 사진도 이용된 것은 아닌지'하는 공포심 또한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텔레그램에서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편집한 허위 영상물을 생성·유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단체 대화방이 대규모로 발견됐습니다.

앞서 인하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타깃이 된 단체 대화방 운영자 등이 검거됐는데, 그 외에도 전국의 각 지역·학교별로 세분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다수 만들어져 대화방마다 수천 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이들은 이른바 '겹지인방'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이 서로 같이 아는 특정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희롱했습니다.

실제 텔레그램의 채팅방 검색을 지원하는 '텔레메트리오'에서 '겹지방'(겹지인방)을 검색한 결과 이날 기준 3천5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는 '대학별 겹지방'이 바로 검색됐습니다. 이 외에도 1천800여 명이 구독 중인 '대학 겹지방' 등 유사한 텔레그램 채널도 발견됐습니다.

가해자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해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는 링크가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SNS에서는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이 만들어진 지역과 학교 명단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실제 이 학교 소속 학생들의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명단에 올라 있는 전국 중·고교와 대학교 이름만 수백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또 여군을 상대로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유포하는 대화방도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당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을 보면 대화방 운영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참가자에게 여군의 군복 사진과 일상 사진, '능욕글'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여성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사진이 담긴 SNS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사진을 내리라는 조언도 공유됐습니다.

학부모 A 씨는 "자녀가 새벽 3시까지 휴대전화만 보고 있길래 물어봤더니, 아이들 사이에 딥페이크 범죄 피해가 우려된다는 소문이 돈다고 했습니다.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딥페이크 가해자와 피해자가 우리 지역에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한참 예민한 중·고등학생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현재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신상 및 딥페이크 합성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개인 사진을 내려 피해를 예방하시기 바란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알려진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성범죄 관련 피해자는 특히 중·고등학생이 많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올해에만 울산·부산·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피의자 중 다수는 피해자와 같은 학교 학생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4월엔 중학생 A 양이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나체가 합성된 '딥페이크' 사진이 담긴 동영상을 봤습니다.

사진을 만든 건 같은 반 남학생 B 군이었는데, B 군의 친구 2명이 이 사진을 몰래 촬영해 다른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다니면서 동영상의 존재가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학교 여학생만 6명, 다른 학교 여학생 1명도 피해를 본 걸로 드러났습니다.

A 양의 부모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는 4일이 지나서야 학교 폭력으로 접수했습니다.

초기에는 가해 학생과 분리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한 달 넘게 지나서야 가해 학생을 다른 반으로 보냈습니다.

휴대전화 어플을 통해 손쉽게 합성 영상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최근에는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으로까지 '딥페이크' 범죄가 퍼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만 올 상반기 청소년 딥페이크 범죄 신고가 20건에 달하자, 경찰도 '신종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성적 허위 영상물에 대해 총 7천187건의 시정 요구를 결정했지만, 올해에는 7월 말까지 전년 대비 약 90%에 달하는 총 6천434건을 시정 요구로 결정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 중에는 10대 청소년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 서울에서만 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으로 10대 청소년 10명이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성 : 진상명 / 편집 : 이혜림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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