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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에겐 느슨한 청탁금지법?…따져 보니

<앵커>

들으신 대로 검찰은 명품 가방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고 청탁 대가도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법원 결정문들을 통해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수수 처분 사례들을 살펴봤는데 일정한 기준이 없었습니다.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고, 허용되는 금품수수 기준도 불명확하다 보니까 국민 법감정과 거리가 있는 결론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여현교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 교감의 배우자가 구속되자 교직원 친목회원들과 함께 구치소 영치금 290만 원을 전달한 A 씨,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과태료 580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A 씨는 인적 유대관계가 있어서 친목회에서 영치금을 전달했을 뿐, 특혜나 대가 관계가 없었다며 법원에 이의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는 관행적 금전의 수수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다면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혜나 대가성 여부를 불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배우자가 시의원에게서 마늘 진액 두 상자를 받은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지자체장에게 부과됐던 과태료는 취소됐습니다.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금품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청탁금지법 제정 뒤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명품 가방이 수백만 원으로 고액이지만, 윤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 최재영 목사 청탁의 대가성 모두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최 목사 스스로 조사 초반에 청탁 목적을 부인한 것도 처분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고위 공직자인 대통령의 직무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고, 청탁의 대가성도 너무 엄격히 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청탁금지법 취지와 달리,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판단이 공직자 배우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기준을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청탁금지법상 처벌 규정이 없는 공직자의 배우자에게도 금품수수를 제재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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