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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과일로 큰돈"…징계 받아 퇴사하고도 투자자 모집

<앵커>

자신이 항공사 직원이라서 수입 과일 사업으로 큰돈을 벌게 해 줄 수 있다며 투자금을 모은 뒤, 돈을 돌려주지 않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남성은 이런 사업을 벌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징계를 받고 퇴사했는데, 지금까지도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입 과일 유통에 투자하면 매달 8~9%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항공사 24년 차 총괄매니저'라고 밝힌 사람이 부업 투자 사이트에 올린 글입니다.

30대 박 모 씨는 이 글을 게시한 40대 황 모 씨에게 연락했습니다.

황 씨는 "통관 업무를 맡는 항공사 직원이라 수입 과일을 싸게 들여올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박 씨는 황 씨에게 1년간 1억 1천500만 원을 투자했고, 한때 수익금 3천만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수익금 지급이 끊겼습니다.

[박 모 씨/투자자 : 계속해서 핑계를 대는 거죠. 자기랑 같이 진행했던 그 '배 부장'이라는 사람이 돈을 갖고 튀었다.]

송 모 씨도 황 씨에게 2020년부터 8억 원을 투자했는데, 2년 전부터 4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 모 씨/투자자 : 돈 어떻게 주실 거예요, 이러면 '배 부장' 핑계를 대거나 언제 한번 만나시죠, 이렇게 두 가지로 나와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0명 정도입니다.

취재 결과 황 씨는 지난 1999년부터 한 항공사 자회사 직원으로 일했고 통관 업무도 맡았습니다.

황 씨는 취재진에 2017년부터 과일 수입 사업을 시작해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자신도 사기를 당해 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항공사 자회사 측은 "지난해 황 씨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 이런 사업을 벌인 사실을 알게 됐고, 겸업 금지 위반으로 징계를 내렸는데 지난 3월 황 씨가 자진 퇴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황 씨는 투자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데도 최근 또 투자자 모집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투자자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황 씨를 입건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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