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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겠다며 무제한 매입?…"개발업자만 배불린다"

<앵커>

집값 잡겠다며 정부가 최근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의 임대주택용 신축빌라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는데, 이게 개발업자만 배 불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지난 2021년 오피스텔을 지으려고 샀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방치했던 땅입니다.

그런데 이 개발업체는 최근 이곳에 '매입임대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신혼부부에 특화한 오피스텔을 지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세대 당 평균 5억 6천여만 원에 건물을 사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오피스텔 건축 시행사 관계자 : '엑시트(투자금 회수)' 하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보니 'LH 매입임대 약정' 사업을 진행하게 된 거죠.]

서울 목동의 이 땅은 다세대 신축 허가를 받은 뒤 한 개발업체가 매물로 내놨던 곳인데, 최근에는 호가를 높였습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 지금 ○○억까지 내려와 있는데 이제 그건 좀 '옛날 가격'이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되고요. (건축주가) 이제 LH 공공주택으로 진행을 넣으셨대요.]

정부가 LH를 통해 임대주택용 신축 빌라를 11만 호 이상 매입하기로 한 뒤 부동산 개발업계가 벌써 들썩이고 있습니다.

LH가 매입 약속만 해준다면 사업비의 90%까지 1금융권 저리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 : 관심이 없고 전혀 몰랐던 사람들조차도 요즘엔 너무 관심이 많아요. 'LH의 매입약정 사업이 활발하다는데 한번 넣어 봐야지'. 제 주변만 해도 진짜 한 최소 열 군데 넘습니다, 지금.]

이 때문에 정부가 매매 규모를 맞추기 위해 수요자들이 외면해 온 입지가 좋지 않은 빌라나, 급하게 지어 부실 우려가 있는 빌라까지 혈세로 매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집값 잡는 효과는 적고 개발업자만 배 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11만 호나 되는 (정부 매입) 목표는 LH로서도 품질관리나 매입 검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기보다는 시장수요에 맞는 입지와 품질의 주택 매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토부는 매입 약정 체결 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좋은 자재 사용을 유도해 양질의 주택을 가려서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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