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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때' 벗겨주는 첨가제?…"개미 눈물만큼 닦여"

<앵커>

차에 기름을 넣을 때 같이 넣으면 엔진 때를 말끔하게 벗겨준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대학 연구팀 조사 결과, 시중에 판매되는 이런 연료첨가제 대부분이 엔진 때 제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량 엔진 속을 내시경으로 살펴봤습니다.

[(시커먼 게 그을음인가요?) 그을음이죠. 블랙 카본이라 그러죠. (이 정도면 때가 어느 정도 꼈다고 보면 돼요?) 많이 껴 있는 상태. 한 70~80% 쌓여 있는 상태.]

이렇게 엔진 때가 비슷하게 끼어 있는 두 차량에 서로 다른 연료첨가제를 넣고 주행 실험을 했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1박 2일, 700km 넘는 거리를 달렸습니다.

방금 막 주행을 마치고 들어온 차인데요.

엔진을 열어 때가 얼마나 제거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엔진 때가 세척된 정도가 확연히 차이 났습니다.

[(이게 지금 닦인 건가요?) 이거는 거의 닦이지 않은 걸로 보여지네요.]

대덕대학교 연구팀이 연료첨가제 11개 제품을 각각 넣고 800km 이상 주행한 실험에서, 2개 제품을 제외하고는 엔진 때 제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온 제조업체는 소비자단체 질의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해당 첨가제 제조업체 관계자 : 개미 눈물만큼 닦이는 것처럼 보이거나. 이게 심지어 어느 정도 많이 쌓이면 닦이지도 않아요. 그냥.]

제품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세정성분 용량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호근/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 문제는 (세정효과가 있는 성분을) 적절한 수준보다 적게 쓰면서 결국은 생산 원가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너무 미미하게 사용하는 일부 업체들 때문에.]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배출가스나 중금속이 늘어나지만 않으면 첨가제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인증이 연비나 엔진 출력 향상을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교통환경연구소(판매인증 기관) 관계자 : (첨가제) 기능은 보지는 않습니다. 얼마큼 좋아지는지 여부는 사실 그건 특별하게 보는 부분은 없습니다.]

소비자들로서는 엔진 내부를 살펴보기 어렵기 때문에 연료첨가제의 엔진 때 제거 효과나 연비나 엔진 성능 향상을 알기 어렵습니다.

연료첨가제 성능을 과장 광고한 일부 업체를 소비자단체가 고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양두원,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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