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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른 국정원 첩보활동 '민낯'…파장은?

<앵커>

미국 정부에서 일했던 북한 전문가가 한국을 위해 불법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이 벌인 서투른 첩보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지난 16일 체포된 수미 테리는 보석금 50만 달러, 약 6억 9천만 원을 내고 체포 당일 풀려났습니다.

테리를 기소한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명품 핸드백과 값비싼 식사, 자신의 정책 프로그램을 위한 수천 달러 자금을 대가로 한국 정부에 입지와 영향력을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기 위한 법적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매슈 밀러/미 국무부 대변인 : 외국인대리인등록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부에 있는 우리뿐만 아니라 대중도 (우리를 만나러 오는 사람이) 자신을 대리하는지, 아니면 외국 정부를 대리하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당장 테리가 몸담았던 미국 외교협회, 윌슨센터, CSIS 등 미국 싱크 탱크의 활동이 위축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 원장 : 한국 대사관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슈 발굴, 의견 전달, 여론 형성 등 상당 기간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반면 형사사건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한구/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 : 일반적 외교문제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외국 정부의 로비는 법적인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하기 때문에 미국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개된 공소장에는 국정원의 서투른 첩보활동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공개로 만난 테리를 국정원 직원이 주미 대사관 차량에 태워 메모를 촬영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2019년 11월, 명품 코트를 사면서 국정원 직원은 외교관 면세혜택을 받아 기록에 남겼고, 테리는 자신의 고객 계정에 실적을 등록했습니다.

특히 미 국무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정박 전 부차관보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 연루돼 있다는 내용도 있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요원이) 사진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때 일어났다며 감찰이나 문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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