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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포화가 짓밟은 꿈…"우리가 지킨다!"

올해 8살인 올렉산드리아는 우크라이나의 리듬체조 유망주입니다.

4살 때 처음 매트에 선 직후부터 천부적인 재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2년 뒤인 2022년 5월, 전쟁의 포화가 6살 올렉산드리아를 덮쳤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왼쪽 무릎 아래를 잃은 겁니다.

하지만 올렉산드리아는 여전히 꿈을 지키고 있습니다.

[올렉산드리아 (8세) / 우크라이나 리듬체조 선수 : 올림픽에 출전해서 챔피언이 될 거예요!]

끔찍한 부상 후 6개월 만에 의족을 차고 훈련에 복귀했고, 다시 반년 뒤엔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목표는 장애를 이겨낸 선수들의 올림픽, 패럴림픽 출전입니다.

포화가 올렉산드리아를 덮쳤던 같은 달, 21살 막심은 군에 자원 입대했습니다.

2017년 유럽청소년 선수권 금메달, 2018년 세계 청소년올림픽 은메달, 2021년 유럽 22세 이하 선수권 금메달 화려한 경력에 더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던 파리 올림픽 메달의 꿈을 잠시 내려놓고 최전선 공수부대로 향했습니다.

[세르히오비치/막심의 코치 : 막심은 저에게 "지금은 경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올림픽은 전쟁에서 승리한 뒤에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막심은 2살 배기 딸을 뒤로하고 전장에 나선 지 10달 만인 2023년 3월, 지금은 러시아에 점령당한 루한스크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막심의 코치와 유족들은 청소년 대회를 만들어 막심이 못 이룬 꿈을 이어갈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현재까지 사망한 우크라이나의 엘리트 선수들은 400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정부가 올림픽을 위해 마련한 해외 전지훈련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군에 입대한 이들입니다.

이들이 조국을 위해 미뤄뒀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누구보다 결연한 투지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취재 : 김영아, 영상편집 : 오영택,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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