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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궁녀다"…국방부에 걸려온 전화 [뉴블더]

공무원을 괴롭히는 악성 민원인이 전국적으로 2천800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폭행과 폭언은 기본이었고, 공무원의 실명을 공개해서 항의 전화를 부추기거나 민원 처리 불만으로 일부러 이상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 전북 남원시의 한 면사무소로 들어온 남성이 갑자기 옆에 있던 책상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칩니다.

이후 책상을 집어 공무원들이 앉아 있는 창구로 던지고, 유리로 된 가림막이 산산조각이 납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한 여성이, 막무가내로 이사비용을 달라며 조르다 거절당하자 30대 여성 공무원의 머리를 때리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서울 강서구(지난 4월 12일) : (소리 지르고 욕하면 다 해결돼요?) 시끄러워! 뭐라 말하고 있어!]

이런 식으로 공무원을 괴롭히는 악성 민원인은, 지난 3~5월 석 달 사이 전국에 2천784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공무원 개인 휴대전화로 수백 통의 문자를 발송하는 '상습·반복' 유형과 '폭언·폭행' 유형이 각각 48%, 40%로 대다수를 차지했는데요.

[김태규/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담당 공무원에게 '염산을 뿌리겠다', '칼을 들고 구청으로 가고 있다', '퇴근할 때 조심해라, 죽이겠다' 등 협박을 한 유형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12차례에 걸쳐 침을 뱉고 얼굴을 할퀴거나 청사에서 칼을 소지하고 담당 공무원과 민원인을 위협하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담당 공무원 실명 공개 후 항의 전화를 독려하는 등의 '좌표 찍기'를 한 악성 민원인도 182명에 달했습니다.

민원 처리 결과에 불만을 갖고 과도하게 정보 공개를 청구하거나 비이성적 주장을 한 민원인도 80명 있었는데요.

실제로 자신이 조선 시대 궁녀였는데 전 재산을 일왕이 가져갔다며 국방부에 50차례 넘게 반복해서 전화하거나 사진을 전송한 경우가 있었고, 하늘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경상남도 도지사와 함께 3년 안에 백두산을 올라야 한다며 생떼를 쓴 민원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3년 안에 악성 민원 대응 교육을 실시한 기관은 절반이 채 안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교육했다고 하더라도, 직원 친절 교육과 같이, 악성 민원과 상관없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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