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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뜯었더니 필로폰 우수수…'던지기' 안되니 '파묻기'

<앵커>

공기청정기 필터 안에 필로폰을 숨겨서 국내로 들여온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CCTV가 없는 야산에 필로폰을 파묻은 뒤에 위치를 알려줘서 나중에 그걸 찾아가게 하는 방식으로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관들이 검은색 공기청정기 필터를 뒤집자 하얀색 가루와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공기에서 걸러낸 먼지가 아니라, 마약 '필로폰'입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공기청정기 필터 속에 필로폰을 숨긴 뒤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국제 택배로 실어 국내로 들여온 겁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이렇게 밀반입된 필로폰만 17.6kg, 시가로는 586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남성신/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1계장 : 과일 통조림, 자전거 안장, 이번에는 공기청정기 필터, 다음에는 또 어떤 수법이 동원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일당은 국내에서 필로폰을 유통할 때도 새로운 수법을 썼습니다.

최근 주택가 실외기나 아파트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기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많았는데, 이들은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근교 야산을 이용했습니다.

플라스틱 밀폐 용기에 필로폰을 담아 땅속에 묻어 놓고 위치를 공유한 겁니다.

유통책들끼리는 SNS로 연락한 뒤 대화방을 삭제하고, 거래 비용은 가상자산을 이용했습니다.

[남성신/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1계장 : 기존에는 주택가 은밀한 골목길 이런 데 놔뒀다면 요즘은 이제 야산 땅속에 파묻는 온갖 다양한 수법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잡는다는 거죠.]

경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필로폰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일당과 구매자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밀수입과 유통을 지시한 중국인 총책은 외국에 있는 걸로 보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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