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물막이판? 소용 없어" 창문·하수구로 들이치는데…반지하 대책은?

<앵커>

올해도 장마가 시작됐는데, 이 소식이 유독 더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반지하 주택 주민들입니다.

물에 자주 잠기는 데다 대피도 어려운 반지하, 올해는 피해를 막을만한 대비가 잘 돼 있을지, 신용식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2년 전,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폭우로 참사를 당한 뒤부터 이 동네 빌라 밀집 골목에는 물막이판이 하나둘씩 설치됐습니다.

창문과 공동현관 앞에서, 빗물이 들어차지 않게 막는 최소한의 피해 예방 장치입니다.

하지만, 설치가 안된 집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반지하 거주민 : (침수 피해) 걱정은 되죠. 이사 왔을 때 그때 한번 여쭤봤는데 여기 괜찮다고 그래 가지고. (옆집에는 물막이판이 있는데 여긴 없어서.) 그거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시 조사 결과, 침수 위험이 큰 가구 10곳 중 4곳 꼴로 물막이판 설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막이판 설치에는 집주인 동의가 필요한데, 침수 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또 관리 감독의 번거로움 때문에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막이판을 설치해도 걱정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을 흐르는 사당천보다 지대가 낮은 이 지역은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집 밖에서 들어오는 물보다 집 안에서 역류하는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장운채/침수 피해 집주인 : 이 하수도에서 역수해 가지고 화장실까지 넘친 일도 있었어. 지하 화장실까지. 여기 우리는 이거 물막이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어. 헛짓거리야.]

물막이판이 만능 대책이 아니라 지형에 따른 맞춤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시가 아예 반지하 주택들을 사들이는 사업은 2년이 지났는데도, 목표치의 10% 정도만 달성했습니다.

감정평가 금액이 낮기도 하지만, 반지하 임대 수요가 여전히 높다 보니 선뜻 집 팔겠다, 나서는 집주인들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 (서울시가 매입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예산이 있어서. 반지하 수리해서 싹 내놓고 다시 또 (사람들) 들어왔어요.]

예고된 위험에도 반지하를 다시 찾는 건 결국,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침수 피해 집주인 : (예전) 사람은 이사 가고 또 할머니가 오셨어. 또 더 위험한 사람이. 그래서 내가 비 올 때는 조금 신경이 써지더라고.]

우선 빗물받이라도 정비해 놔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요구도 많습니다.

[정도준/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관 : 빗물받이가 막히거나 덮개를 덮은 경우는 침수 면적을 3배까지 증가시킵니다. 빗물받이 배수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 미리 살펴보시고.]

지반으로 빠르게 빗물을 침투시키는 투수 포장을 늘리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이소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