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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만약 죽으면 남한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앵커>

요즘 북한과 중국의 국경 단속이 엄해지고 중국 내 이동도 자유롭지 않아지면서 탈북자들의 신변이 더욱 위험해졌습니다.

지난해 동해로 목선을 타고 탈출한 탈북민이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해 증언을 했는데,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이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로 귀순했던 24살 강규리 씨.

강 씨가 지난 21일 최근 북한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토크 콘서트에 나왔습니다.
탈북민 강규리 씨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늘 탈북할 생각을 했지만 쉽게 선택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가을에 이제는 죽어도 가야겠다, 나는 더는 이런 세상에서 못살겠다.]

코로나로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동안,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합니다.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코로나 3년 기간에 물품이 하나도 못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모든 물가가 10배씩 올랐어요. 그래서 너무 살기 어려워지고 돈 없는 사람들이 굶어 죽는 사람도 되게 많아지고.]

먹고살기는 힘들어졌지만,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특히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청년동맹 일꾼들은 하는 짓이 오직 젊은 청년들을 붙잡아놓고 휴대전화기를 보고… '이랬어요'의 '요'자 쓰는 것도 남한 말이라고 휴대전화를 회수하거든요.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 젊은 애들은 되게 불만이 크고.]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나 노래 등을 유포하면 최대 사형까지 처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이 제정되면서 공포감이 확산됐습니다.
[한반도 포커스] "만약 죽으면 남한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제가 알고 있던 몇 명의 젊은 애들도 19살, 20살, 23살 애들도 총살을 당했습니다. 그걸 보는 우리 마음은 너무 아프고, 우리도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아 가지고.]

결국 죽음을 무릅쓰고 해상탈북을 시도한 강 씨.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북한에서 떠나는 게 두려운 게 아니고 북한에서 사는 게 두려웠습니다. 탈출해서 바다로 떠나는 순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남쪽 해상으로 넘어오기 전 북한군의 추적을 받아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강규리/가명, 동해 목선 탈북민 : 38선 넘기 전에 3시간 동안 추적을 당했습니다. 그때는 아, 이제는 내가 죽어야겠구나, 물론 죽을 각오 했습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성공을 못하더라도, 이렇게 시도하다 죽는 것도 저는 너무 좋았고, 만약에 죽으면 혹시라도 다시 남한에서 태어나지 않을까.]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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