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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인권유린' 선감학원…법원 "국가가 배상"

<앵커>

1942년 일제가 '부랑아 수용' 명목으로 세운 선감학원은 그 후 40년이 넘도록 4천600여 명의 아동을 강제 구금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인권유린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오늘(20일) 법원이 선감학원 피해자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인당 2천500만 원에서 4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안산시 선감도에 위치했던 소년 수용소 선감학원.

일제강점기 말인 1941년 부랑아를 격리 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져 제5공화국 초기인 1982년까지 42년 동안 운영됐습니다.

이곳에는 6살부터 주로는 10살 안팎의 아동 4천600여 명이 강제 구금돼 노동력 착취와 구타, 폭언,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진상 조사는 폐원된 지 40년이 지나서야 이뤄져, 암매장지에서 치아 200여 점을 비롯해 유해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재작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를 인정했고, 이후 피해자들은 국가와 선감학원을 운영한 경기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그 첫 소송 결과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고립된 섬에 수용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가 벌어졌고 기본권 침해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국가경찰이 위법한 수용 행위를 주도했고, 국가의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 해태 책임이 인정된다"면서 "경기도 역시 선감학원 운영 주체로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와 경기도가 함께 1년 수용에 5천만 원을 기준으로 원고 13명에게 각각 최소 5천만 원부터 최대 4억 원까지 총 21억 6천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강신하 변호사/원고 측 :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1년간 5천만 원만 인정해서 피해자분들과 상의해서 항소를 할 계획입니다.]

피해자 200여 명이 각자 제기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들이 남아 있어 이번 판결이 영향을 줄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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