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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사라진 산철쭉…이상 기후에 한라산 직격탄

해발 1천600미터,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입니다.

분홍 산철쭉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올해는 꽃이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꽃이 피지 못한 채 갈색으로 시든 꽃봉오리들만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한라산 전체가 생기를 잃어버린 듯합니다.

예년 같았으면 진분홍빛 철쭉으로 온통 뒤덮였을 텐데요.

올해는 활짝 핀 꽃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산철쭉 장관이 사라지면서 관광객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성한/경기도 일산시 : 해마다 혼자 철쭉을 보러 예쁘고 멋있어서 오는데, 올해처럼 이렇게 안 핀 건 처음 봤습니다. 꽃을 못 보니까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최준우·최윤성/충청남도 당진시 : 지금 시기에 철쭉이 만발한다고 해서 왔는데 하나도 안 펴서 아쉽네요. 그래도 아들이랑 같이 와서 재미있게 놀다가 내려가려고요.]

이 일대에서 자생하는 산철쭉은 3만 8천여 그루로, 6월 초쯤 대부분 만개합니다.

예년과 비교하면 올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모니터링이 이뤄진 지 15년 만에 이런 현상이 처음 확인된 겁니다.

원인은 이상 기온.

올해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꽃봉오리가 열흘 정도 일찍 맺혔는데, 지난달 중순 기온이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냉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0일 한라산 윗세오름 낮 기온은 16도까지 올랐지만, 불과 4일 만에 최저기온이 영하 2도까지 내려가는 등 이상 기온이 며칠째 이어졌습니다.

[김대신/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생물자원연구과장 : 기후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건 맞습니다. 온도도 많이 올라가고 그럼 개화 시기도 이번의 경우처럼, 개화 시기가 좀 빨라졌는데 갑자기 또 찬 기운이 내려 앉아서.]

산철쭉뿐만 아니라, 희귀 고산 식물 시로미 등도 개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상 기후의 직격탄은 한라산의 생태와 함께, 풍광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취재 : JIBS 권민지, 영상취재 : JIBS 오일령,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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