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 사고를 낸 뒤 사람을 매달고 도주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고를 당하고 항의하는 사람을, 차 조수석에 매달고 500m나 달아났습니다. 한 시간 가까운 추격전 끝에 체포할 수 있었던 건, 한 시민 덕분이었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색 픽업트럭이 도롯가에 주차된 쓰레기 수거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그런데 차는 슬금슬금 뒤로 가더니 수거 차량 운전자가 다가서자 그대로 달아납니다.
피해 운전자가 멈추라며 조수석에 매달렸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다른 차량 운전자 A 씨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경찰 신고 녹취 : 사람을 달고 갔거든요. (사람을 달고 갔다고요?) 네. (보조석 측에 사람이 매달려 있었단 건가요?) 네.]
A 씨는 매달린 운전자에게 위험하니 그냥 떨어지라고 소리쳤고, 운전자는 500여 m를 끌려간 뒤 굴러 떨어졌습니다.
A 씨와 함께 타고 있던 직장동료가 내려 운전자를 구하고, A 씨는 추격을 이어갔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직선 거리로 5km가량 떨어진 인천 남동구의 한 도로에 차를 버리고 근처 산책로로 도망쳤습니다.
A 씨도 차에서 내려 출동 경찰과 통화하며 1km를 더 쫓았습니다.
[당시 경찰 신고 녹취 : 소방서에서 나와 가지고 바로 개천 따라… (걸어가고 계시는 거예요, 계속?) 뒤에, 뒤에, 뒤에, 뒤에!]
경찰은 사고 50분 만에 가해 차량 50대 운전자를 체포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피해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도주치상과 음주 운전 등의 혐의로 가해 차량 운전자를 불구속 송치하고, 추격에 나선 A 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했습니다.
[A 씨 : 무의식적으로 간 것 같아요. 속으로는 '아 가지 말아야지' 또 '만약에 다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도 하는데 몸이 반응을 하더라고요.]
(영상편집 : 김윤성,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