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박병호가 내야수 오재일과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박병호는 "KT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KT는 오늘(28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경기를 마친 뒤 박병호와 삼성 오재일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박병호는 홈런왕만 역대 최다인 6차례 차지하는 등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입니다.
지난 2021년 KT 유니폼을 입은 뒤엔 지난해까지 두 시즌 동안 홈런 53개를 때려내며 중심 타자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홈런 3개, 1할대 타율의 부진 속에 출전 기회가 줄었습니다.
지난 4월 구단과 자신의 입지에 관해 처음 이야기를 나눈 박병호는 지난 25일 수원 키움전을 마친 뒤 이강철 감독, 나도현 단장과 면담을 통해 다시 한번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트레이드 소식이 발표된 뒤, 연락이 닿은 박병호는 가장 먼저 "마지막까지 내가 야구를 더 할 수 있도록 구단이 애써줬다. 혹시 구단에 폐가 될까 싶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구단, 코칭 스태프와 마찰로 관계가 악화 돼 팀을 떠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박병호는 "2년 전에 좋지 않은 성적인데도 불구하고 KT가 내게 손을 내밀어 줘서 다시 한번 행복한 야구를 했다. 이 선수들과 가을 야구도 뛰었고 나도 다시 한번 홈런왕을 할 수 있었다"며 "KT는 이번에도 은퇴하려던 나를 붙잡아주면서까지 좋은 길로 연결시켜주려고 노력해준 팀이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습니다.
박병호는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박병호는 "실력도 그렇고 더 이상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인 것 같았고,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은퇴를 하겠다고 얘기했고, 구단에서는 더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KT가 삼성과 교감하면서 합의에 이르렀고, 박병호는 이제 대구로 향하게 됐습니다.
박병호는 "수원 야구 팬들이 처음부터 환영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나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있다"며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도 꼭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KT 선수단의 원정 숙소로 찾아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넨 박병호는 29일 삼성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