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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하나 뺐어요" '가품 성지' 되어버린 시장…단속 강화

<앵커>

서울 동대문에선 매일 밤마다 명품을 베껴 만든 위조품을 파는 시장이 크게 열립니다. 여기선 여러 방법을 써서 단속을 피하고 있는데 이걸 그냥 놔두면 정작 중국 같이 다른 나라에 우리 지식재산권 보호를 요구할 명분이 없어지다 보니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한지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밤 10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부근.

불을 밝힌 노란 천막 100여 개가 빽빽하게 들어섰습니다.

동대문, 노란 천막들로 이뤄진 시장, 노점상

천막마다 가방, 의류, 향수 등 다양한 품목이 진열돼 있는데, 대부분 명품을 흉내 낸 가품입니다.

외국인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가 됐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핸드폰(카메라) 꺼주세요.]

상품 홍보에 여념이 없습니다.

['가품' 판매 상인 A : 13만 원. (13?) 이게 신상 샘플 온 거야. (우리나라에서) 이런 원단이 못 나와. 실크 원단이. 국내에서는 이렇게 막 하나하나 디테일까지 다 못해.]

아예 진품 사진을 펼쳐 놓고 비교하면서 정품과 차이 없음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가품' 판매 상인 B : 이거는 32만 원. (32만 원이요??) 네네 소가죽. 이거는 (백화점에서) 천만 원짜리예요. 사면. (너무 비슷하네.) 이건 신상으로 나온 거예요. 하나밖에 없어요.]

단속을 피하는 꼼수도 다양합니다.

['가품' 판매 상인 C : (제가 헷갈려서 그런데, 원래 (디자인이) 세 줄이었나요? 네 줄인가요?) 하도 단속되니까 이거 잘라낸 거. 뜯어낸… 라벨도 잘라냈죠. (그 옷은) 버릴 거예요. (버리는 거예요?) 새 거 드려요.]

그동안 경찰과 지자체 등이 개별적으로 단속을 실시했지만, 단속 인력도 부족하고 처벌 수위도 낮아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가품' 수사당국 관계자 : 상표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이 나오게 되면 허가 취소가 가능하게 되는 조건입니다. 이분들 생계하고 관계도 또 되는 부분이다 보니까요.]

영세상인들의 생계가 걸려 있어 단속 수위가 고심스럽긴 하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요구할 명분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런 '가품 시장'을 방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국은 가품 상인 퇴출을 위해 지자체와 경찰, 특허청 등으로 구성된 수사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합동 단속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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