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푸틴의 정적, 나발니의 장례식이 사망 2주 만에 엄수됐습니다. 경찰의 날 선 경계 속에서도 수천 명의 추모객들이 모였습니다. 정작 그의 아내는 체포될 위험이 있어서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나발니의 관이 영구차에 실려 도착하자,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현지 시간 1일 모스크바 남동부의 한 교회에서 반정부 운동가 나발니의 장례식이 엄수됐습니다.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갑자기 숨진 지 2주 만입니다.
허가받지 않은 모든 집회는 불법이라는 당국의 위협과, 경찰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려는 추모객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나발니 추모객 :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남편의 유지를 이어 반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아내는 체포 위험 탓에, 장례식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26년간 절대적으로 행복했다며 자랑스러운 아내가 되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20분간의 짧은 장례식이 끝난 뒤 시신은 인근 공동묘지로 옮겨졌습니다.
뒤따르는 추모객들 사이에서는 전쟁 반대, 포기하지 않겠다 등의 구호도 터져 나왔습니다.
나발니의 관은 생전 그가 좋아했던 영화 터미네이터 2의 마지막 장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할 때 나온 음악을 배경으로 땅속에 묻혔습니다.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소피아/파리 거주 러시아인 : 그가 한 모든 일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자유로운 러시아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갈 겁니다.]
나발니의 장례식이 대규모 시위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당국은 러시아 전역에서 60여 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