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히거나 찍힌 자국이 있는 고급 수입차를 멀쩡한 차량으로 속여 판매한 딜러들이 검찰에 넘겨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딜러들은 고객들에게 하자를 알린 것처럼 보이도록, 고객 서명까지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 더클래스 효성 전시장 앞에 새 차들이 서 있습니다.
경찰은 하자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속여 고객에게 판 혐의로 이 회사 소속 딜러 10여 명을 적발해 최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출고 과정에서 차량이 긁히거나 찍혀 흠집이 생기면 하자를 고객에게 알리고 50~70만 원 할인하도록 돼 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하자 때문에 할인된 차 가격을 마치 자신의 재량으로 깎아주는 것처럼 고객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하자 차량 200여 대가 팔렸습니다.
딜러들은 회사의 감시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고객에게 하자를 고지했다'고 적는 서류에 고객 서명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클래스 효성 전 직원 : 하자 고지서를 아예 사인을 안 받아요. 가장 비슷하게 (고객의) 필체를 따라 해서 회사에 제출하는 거죠.]
취재진이 확보한 다른 딜러와 부하 직원 사이의 메시지에서도 고객을 속이는 정황이 확인됩니다.
"오른쪽 하단 범퍼가 잘 안 보이게 붙여서 출고해야 한다"거나, "하자 수리 내역서는 빼고 인수증 받아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딜러는 경찰에 입건되지 않았는데, 적발된 사례 외에도 고객을 속인 딜러들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효성 측은 "딜러 개인의 일탈"이라며 "연간 많게는 1만 5천 대를 판매해서 하나하나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송치된 딜러 10여 명은 지금도 효성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인구·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손승필,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