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전기차의 화재가 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난 전기차 사례들을 분석해보니까 충전 중이 아니라 충전을 마친 후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장세만 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섬광과 함께 불길이 치솟습니다.
충전을 진행한 6시간 동안은 문제가 없었지만, 충전 종료 후 1시간 뒤쯤 연기가 시작됐고, 불길은 순식간에 주변 차량까지 태웠습니다.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선 환경부가 협의체를 만들어 실태를 분석했더니, 지난 4년간 발생한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46건 중 40건은 충전을 마친 뒤에도 충전선을 꽂아 둔 전기차에서 난 걸로 조사됐습니다.
40건 모두 완속 충전기였습니다.
[최영석/환경부 전기차 안전 강화 협의체 위원 : 충전이 종료되고 난 이후에 대부분 1시간에서 2시간 내에 충전기와 통신이 두절됐고, 그 두절된 시간이 화재 발생 시간하고 겹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전기 공급이 끝난 뒤 수백 개 배터리 셀 공간에 전류를 나눠 담는 과정에서 특정 셀이 과충전 됐을 가능성 등이 지적됩니다.
환경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완속 충전기 과충전을 막는 것이 화재 예방에 시급하다고 보고, 실시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충전기 쪽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통신장비를 추가한 완속 충전기를 보급하기로 하고, 내년에만 800억 원을 투입합니다.
급속 충전기에는 이미 이런 기능이 있지만, 전체 충전기의 90%에 달하는 완속 충전기에는 없습니다.
[김수환/충전기 업체 팀리더 : (기존 완속 충전기는) 차량의 배터리의 잔량이라든지 차량의 완충 상태를 충전기단에서 알 수가 없습니다. PLC 모뎀을 넣으면서 그 부분이 좀 해결될 수가 있는 거고요.]
하지만 이미 보급된 완속 충전기에는 위험 요인이 남아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완속 충전기를 지하 주차장에서 사용할 때는 차량 내 충전 설정을 95% 아래로 낮추라고 당부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