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의 어르신들은 걸음이 느리다 보니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빨간불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요. 횡단보도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돌아가시는 어르신들도 많은데,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요양기관 주변 교차로의 횡단보도 신호를 조정하는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조형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25톤 덤프트럭이 횡단보도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곧이어 구급차가 달려옵니다.
지난해 10월 대전 동구 홍도동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화물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길을 걷다 숨진 65세 이상 고령자는 558명.
이 중 62%, 345명은 길을 건너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보행속도가 느리다 보니 보행 신호 안에 길을 건너기 어려워 사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민 : 고령층은 아무래도 보행 속도가 빠르지 않으니까 (보행 신호) 시간을 늦춰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고령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횡단보도 '파란불' 시간을 늘리는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초당 1m로 계산하는 일반 보행속도 대신 초당 0.7m인 고령자 평균 보행속도에 맞춰 보행신호시간을 평균 2~3초가량 늘렸습니다.
개선 사업이 진행된 교차로입니다.
21m 길이의 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파란불'은 28초 동안 켜집니다.
기존보다 2초가량 더 늘어난 겁니다.
이번 사업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고령자들이 많이 찾는 요양기관을 파악하고, 도로교통공단이 주변 교차로를 분석해 선정된 전국 152곳에서 진행됐습니다.
대전 9곳을 비롯해 충남과 세종에선 각각 2곳씩 신호 체계가 개선됐습니다.
[우경민/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 보행 시간을 증가시켜 노약자들이라든가 고령자분들께서 좀 더 편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도로교통공단은 어린이보호구역 등 교통약자들이 자주 오가는 교차로를 추가로 분석해 사업을 계속 확대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TJB 조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