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숫자 0.7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0.7이 무엇이냐. 지난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입니다. 합계출산율은 또 뭐냐. 그건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말합니다. 합계출산율이 0.7명이란 건,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가 0.7명이라는 겁니다.
합계출산율이 2는 돼야 인구가 유지가 되겠죠. 남자가 아이를 낳을 순 없으니 최소한 2가 돼야 산술적으로 인구가 유지됩니다. 그게 아니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려서 사망자를 신생아보다 더 적게 만드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왜 중요한데
올 1분기는 0.81명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2분기에 0.7명, 그리고 또 0.7명이 연속으로 등장했습니다. 0.7이란 분기 단위로는 본 적이 없던 수치입니다. 지금까지는 0.7366666666…. 반올림하면 0.74까진 가능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4분기입니다. 4분기는 원래 아이가 적게 태어납니다. 연초에 태어나도록 계획하고 아이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도 3분기는 0.8명이었는데 4분기는 0.1명이 줄어든 0.7명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히 올 4분기는 틀림없이 0.6명대의 분기 합계출산율을 보게 될 겁니다. 그 역시 지금껏 본 적 없던 최저치입니다. 그런데 만약 올 4분기에 0.6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면 1년 만에 또다시 연간 합계출산율 0.7명대가 무너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야말로 인구 절벽입니다. 2018년 1명이 무너진 후 불과 5년 만에 신생아가 30% 이상 줄어드는 겁니다.
좀 더 설명하면
합계출산율이 이렇게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건 당연히 신생아 수에 그대로 반영돼서 나옵니다. 지난 3분기 출생아는 56,794명입니다.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7,381명이 덜 태어난 건데 비율로는 11.5% 감소한 수치입니다. 2020년 4분기에 12%대 감소폭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역시 역대 최저치입니다.
2010년에도 3분기 출생아는 12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15년에도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지난해도 6만 명은 지켰는데 그 6만 명 선도 무너진 겁니다. 1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거의 출생아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구가 늘어날 리가 없습니다. 수명이 조금씩 늘어서 인구 감소 속도를 그나마 붙잡아주고 있지만, 인구 감소 방향을 돌리진 못합니다. 3년 11개월 연속 대한민국 인구는 자연 감소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