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날이 이렇게 더우면 음식이 쉽게 상해서 단체 급식이 이뤄지는 곳들이 유독 취약할 수 있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100명 가까운 수용자들이 복통이나 설사 같은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한 수용자가 지난달 29일, 배우자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머리가 아프고 설사·복통 증상을 보이는데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며 '좁은 곳에서 고문이 따로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의무실에 자리가 없는지 수용실에서 수액을 맞는 사람도 있다'며 이 편지를 쓰는 동안에도 30~40번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전했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식중독 의심 환자가 처음 나온 건 지난달 29일.
구치소 측은 곧바로 관할 의왕시 보건소에 신고했고 보건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선 결과 장염 비브리오균이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건 당국은 전날인 28일 저녁 식사 때부터, 덜 익은 생선이나 급식 집기류를 통해 균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의왕시보건소 관계자 : 좀 심했던 대상자들, 초기에 거기는 6명을 검사를 해서 그분들이 장염 비브리오로 해서 검출이 된 거고요. 보관했던 음식 이런 것들을 다 수거를 해서….]
현재 복통과 설사, 고열,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수용자는 지난 사나흘 간 보건 당국이 파악 중인 인원만 100여 명에 이릅니다.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지만 선풍기는 꺼졌다 켜졌다 하는 수준이라는 수용자 증언도 있습니다.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전국 수용시설 위생 관리와 식중독 예방활동을 주문했습니다.
법무부는 현재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며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