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 쌓아둔 종이에 불을 붙여놓고는 그대로 집을 비워 큰불을 낼 뻔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58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원주시 한 공동주택 방바닥에 종이를 쌓아두고 불을 붙였다가 119 소방대원에 의해 진화돼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 측은 연탄을 담는 철제통에 공과금 납부고지서 등 종이를 넣어 태운 후 외출했을 뿐 방화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현장 감식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발화지점이 철제통이 아닌 바닥인 점, 불이 났을 무렵 A 씨가 출입문을 열고 서성이는 모습과 열린 출입문에서 많은 검은색 연기가 새어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TV에 찍힌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불이 날 게 뻔한데도 A 씨가 수사기관에서 '서류가 너무 많아 태워버리고 싶었고,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불을 피우니 따뜻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불을 끄지 않고 나온 이유는 강아지 산책을 위해서였다'고 진술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자칫 다수의 생명, 신체, 재산에 큰 피해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었다"며 다만 "벌금 전과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 당시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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