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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에 '불량 운동복' 3만 벌 납품…법원 "입찰참가 제한 정당"

육군에 '불량 운동복' 3만 벌 납품…법원 "입찰참가 제한 정당"
불량 원단으로 제작된 여름 운동복을 육군에 다량 납품한 업체에 6개월의 입찰 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린 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사단법인 A협회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 소송에서 A협회의 청구를 기각하고 6개월간의 입찰 자격제한을 유지했습니다.

A협회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약 2년간 방위사업청과 여름 운동복 제조·납품 장기전속계약을 맺고 운동복 3만여 벌을 육군 부대에 납품했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3월쯤, A협회가 납품한 운동복이 불량 원단으로 제조됐다는 의혹이 한 언론 보도로 제기됐고, 국방기술품질원이 확인에 나섰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 부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공인시험기관 2곳에 A협회가 납품한 운동복 완제품을 시험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운동복은 16개 항목 중에서 수분제어특성 등 8개 항목에서 품질기준 미달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이 결과를 토대로 하자가 있는 2만여 벌에 대한 보수 조치를 요구했으나 A협회는 "원단 시험검사에 합격한 원단만 사용해 운동복을 제조·납품했다"며 거부했습니다.

또, 군부대 내 운동복 보관 상태가 시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습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일부 물량 보증기간 경과를 고려해 9천여 벌에 대한 조치를 다시 요구했지만, A협회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방사청은 이에 국가계약법에 따라 A협회가 '부정한 제조를 한 자'에 대항한다며 6개월의 입찰 참가자 자격 제한 처분을 했고, A협회는 불복 소송을 냈습니다.

행정법원은 방위사업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양측의 계약서를 보면 원단의 품질기준이 완제품 상태에서도 충족돼야 하고 A협회는 이를 보증해야 한다고 명시됐다"며 "A협회는 원단의 물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복을 제조·납품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A협회가 제기한 '군부대 내 보관상태에 따른 품질 저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당 운동복은 A협회 공장에서 직접 갖고 왔거나 계약서에서 정한 방법대로 포장돼 있던 만큼 보관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납품계약의 금액, 납품규모, 채무불이행 등 내용을 비춰볼 때 A협회의 계약위반 정도는 가볍지 않다"며, "계약위반으로 인한 피해는 운동복을 입는 장병과 종국적으로 그 재원을 마련한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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