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쏜 총에 10대 알제리계 소년이 숨지면서 시작된 프랑스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소년의 유가족까지 나서서 시위를 멈춰달라고 할 정도인데, 인종 차별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뿌리 깊은 분노가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을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지 시간 2일 밤 시위대와 경찰은 엿새째 폭죽과 최루탄으로 맞섰습니다.
관공서와 차량들이 수없이 불타고 상점 약탈도 벌어졌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871건의 방화로 차량 577대와 건물 74채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파리 남부 라이레로즈시에서는 시장의 집까지 공격당했습니다.
돌진한 차량에서 불이 나면서 대피하던 시장 부인은 다리가 부러졌고 아이도 다쳤습니다.
[뱅상 장브륀/라이레로즈시장 : 어젯밤, 제 아내와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했고, 용감하게 행동했습니다.]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만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했다거나 청소년들이 총을 쏜다는 가짜 뉴스까지 퍼지면서 시위와 진압이 동시에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유가족이 방송에 나와 제발 폭력 시위를 멈추라고 호소에 나섰습니다.
[나디아/나엘 할머니 : 멈추세요! 그만하세요! 나엘을 핑계로 폭력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멈춰야 합니다. 가게 창문을 부수고 학교를 뒤져서도 안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체포된 이들의 30%가 평균 17세라고 밝히며 부모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톨레랑스, 즉 관용의 정신으로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인 프랑스지만 이들에 대한 인종 차별과 빈곤을 외면하면서 지금까지 쌓여왔던 분노가 이번 사건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