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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70년의 인연, 까뉴

"한국은 저와 제 동료들이 피를 흘린 곳입니다."
"한국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과 같습니다."

에티오피아 하면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맨발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 아니면 쌉싸름한 에디오피아 커피? 하지만 아프리카 유일의 한국전쟁 참전국이란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에디오피아 출신 왁지라 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후손이다. 그의 아버지는 2년 동안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아버지 덕분에 한국을 알게 됐다는 왁지라 씨는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아버지가 들려준 아리랑을 지금도 부르곤 한다.

한국전쟁 당시 전투부대를 파병했던 국가는 16개국. 그중 에티오피아는 '까뉴'란 이름의 대대급 부대를 중심으로 연인원 6,037명을 파병했다. 초전박살의 뜻을 가진 황실 근위부대인 '까뉴부대'는 주로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다. 마라톤 영웅 아베베도 까뉴부대 용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판문점에선 휴전협정이 진행되고 있던 터라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고지전이 치열했고, 그 혈전에서 한 축을 담당한 게 까뉴부대였다. 전쟁 당시 까뉴부대 통역원이었던 윤종완 씨는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설 줄 모르는 까뉴부대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에티오피아 황제는 왜 이름도 알지 못하는 나라에 황실 최정예 부대를 파병했을까?

1935년,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을 뻔한 위기에 처했다. 국제 연맹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황제는 집단안보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후 부당함에 맞서 도움이 필요한 나라는 이유도 묻지 않고 도와주기로 결심해 한국전 파병을 결정했다.

에티오피아를 지금까지 117번이 넘도록 방문했다는 신광철 씨. 그는 처음 에티오피아에 방문했을 때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잦은 내전과 극심한 가뭄으로 참전용사와 그의 후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참전용사의 주거환경 개선 및 의료 지원 등 다양한 후원 활동으로 한국을 위해 싸워준 까뉴부대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있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에티오피아와의 70년 인연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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