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가에서 한우를 사들여 유통하는 중간 판매업자들이 수상한 행동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팔기로 한 소를 넘기기 하루 전날, 정체불명의 액체를 소들이 마시는 물에 뿌리는 모습이 잡힌 것인데, 이 액체를 접한 소들은 이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축사에 나타납니다.
소 급수대로 접근한 남성,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꺼내더니 정체불명의 액체를 뿌립니다.
물에는 거품이 생기고 색깔도 누렇게 변합니다.
또 다른 수통에도 액체를 뿌리고 관심을 보이던 소들은 냄새를 맡고는 기겁하며 뒷걸음질 칩니다.
이후 이상 행동도 나타났습니다.
[심상원/피해 농장주 : 소가 물도 안 먹고 사료도 안 먹고 막 고함을 칩니다. 꽥꽥 소리를 내고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소를 10년 동안 키우면서 이렇게 황당한 경우를 당한 건 처음입니다.]
농장주는 지난 2월, kg당 200원을 더 주겠다는 말에 중간 판매상 A 씨에게 한우 137마리를 팔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출하 전날 남성이 괴액체를 뿌렸고 소들이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 감량된 상황에서 무게를 달아 중간 상인에게 넘겼습니다.
[심상원/피해 농장주 : 한 마리 한 50~60kg 감량이 되거든요. 금액적으로 1억 정도를 제가 손해를 봤죠.]
경남 창녕에 있는 피해 농가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70마리가 넘는 한우가 이곳 축사를 가득 채웠었는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한 마리도 없이 텅텅 비었습니다.
소값까지 폭락하면서 다시는 소를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농장주.
[심상원/피해 농장주 : 소값이 많이 하락하고 사료값이나 이런 게 많이 올라가지고, 내가 소를 앞으로 계속 키워야 하는지 아니면 폐업을 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액체에 대한 국과수 성분 분석에서는 소 쓸개즙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