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으로 새로 그린 전북 남원시 춘향사당의 춘향 영정을 놓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춘향의 모습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며 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오늘(15일) "새 춘향 영정이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새로운 영정이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의 모습)"이라며 "많은 시민도 최초에 춘향사당에 내걸었던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선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가 문제 삼는 춘향 영정은 남원시가 2년 7개월여 만에 새로 그린 뒤 지난달 춘향제 기간에 봉안한 것입니다.
새 영정은 춘향전을 토대로 한 17세 안팎의 여성을 모델로 했으며 의복과 머리 모양 등도 고증을 거쳐 최대한 당시 상황을 반영했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앞서 시는 춘향사당에 걸려있는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드러나자 이를 철거했습니다.
이후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다시 봉안하는 방안과 새로운 영정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새 영정 제작 방침을 정했습니다.
고증 결과 강 화백의 작품이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으며 춘향의 복식 또한 소설의 배경인 조선 시대와 동떨어진 것으로 조사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강 화백의 작품으로 알려진 영정은 최초로 그려진 춘향 영정으로, 실제 춘향사당에 오랫동안 걸렸던 작품"이라며 "새 영정을 그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강 화백의 영정을 봉안하면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제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중단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진=남원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