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 젊은 포수가 없다'는 말은 더 이상 새롭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실제 지난해 10개 팀의 주전 포수 가운데 20대는 한 명도 없었고, 올해도 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두 번째 FA에서 최대 6년, 152억 원 계약을 맺은 양의지와 두산의 딜은 이러한 희소성에서 비롯됐습니다. (▶ 관련 칼럼 : 포수를 키워내지 못하는 리그의 FA 시장)
누군가는 '원래 포수란 성장하는 데 오래 걸리는 포지션'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지만, 100%의 진실은 아닙니다. KBO리그에서 20대 포수가 이토록 귀하게 여겨지게 된 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양의지는 23살부터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고, 강민호는 20살 시즌, 유강남은 23살 시즌부터 100경기 이상씩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20대 포수 출전 비중은 전체의 60%가 넘었고, 2019년까지 50%를 상회했습니다. 다소 간편하게 이야기하면, 당시 경기에서 20대 포수를 볼 확률은 두 번 중에 한 번 이상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비중은 2020년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고, 지난해엔 1/3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젊은 포수가 없는 이유는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9년 동안 7명의 1차 지명자를 포함해 94명의 포수가 지명됐고, 그 가운데 가장 높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하 WAR)를 기록한 두 명은 포수 포지션을 포기한 이들입니다. 포수로 남은 이들은 여태 선배들에 밀려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거나 대체 선수급 활약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하지 않나 싶지만, 다행히도 희망의 빛이 조금씩 드리우고 있습니다. 앞서 20대 포수의 수비이닝 비중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2022년 바닥을 찍은 '젊은 포수의 난'이 올해 들어 조금씩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2022년 28.3% → 2023년 31.8%)
드디어 나왔다! SSG 조형우 - 키움 김동헌
이런 반등에는 29살 동갑내기인 KT 김준태, 두산의 장승현의 활약도 물론 영향을 미쳤겠지만, 아무래도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21살 조형우와 19살 김동헌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