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 내일 인상 유력…1kWh 당 '7원+α'·가구당 2천 원↑

전기요금이 내일(11일)부터 kWh당 7원가량 오를 전망입니다.

현행 전기요금인 kWh당 146원보다 약 5% 오르는 것으로 4인 가구(307kWh 사용) 기준으로 월 2천400원가량을 더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일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하고 관련 실무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한전 적자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정부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한 달 이상 미뤄왔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당정 논의를 거쳐 2분기 요금 인상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며 "금일 중 정부 내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지면 내일 아침 준비된 관련 절차를 차례로 진행하고 조정된 전기요금을 고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과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작년 12월 단행된 1분기 요금 인상(13.1원)보다 소폭인 kWh당 7원가량의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다만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2021∼2022년 한전의 누적 적자가 이미 40조 원에 육박하는 데다 연내 추가 전기요금 인상 여건이 조성되기 어려울 수 있어 kWh당 7원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인상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팽배해 인상 폭 결정은 막바지 발표 때까지 유동적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내일 전기요금 인상을 공식화하는 것을 전제로 실무 준비를 사실상 마쳐 놓은 상태입니다.

내일 오전 전기요금 인상을 공식화하는 당정 협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비슷한 시간 전기요금 조정안을 결정할 한국전력 임시 이사회와 한전이 제출한 인상안을 심의·의결할 법적 기구인 산업부 전기위원회가 잇따라 개최될 준비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간 여당이 한전에 요금 인상 전 강력한 자구안 마련을 요구함에 따라 한전은 여의도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 건물의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을 새로 넣은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의 지하에는 변전 시설이 있어 이를 제외한 상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여의도 요지에 있는 남서울본부는 자산 가격이 조 단위에 달해 한전 자구안 규모가 기존의 '20조+α'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한전은 본사 및 계열사의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는 내용도 자구안에 담았습니다.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원가보다 싼 전력 공급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2021년과 2022년 각각 5조 8천억 원과 32조 6천억 원의 대형 적자를 낸 한전의 자금난에 다소간의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이 kWh당 7원 오르면 한전이 올 하반기에 2조 원가량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금 인상 지연으로 1분기에도 추가로 5조 원대 손실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번 인상은 영업 손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작년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192조 8천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47조 원 늘었습니다.

부채비율도 459.1%에 달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2026년까지 누적 적자 해소 등 한전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이미 오른 것을 빼고도 올해 안에 38.5원을 더 올려야 합니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kWh당 7원가량이 올랐을 때 각 가정은 한 달에 2천 원가량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인 가구는 3만 4천630원(+1천830원), 2인 가구는 4만 7천180원(+2천300원), 3인 가구는 4만 9천90원(+2천360원), 4인 가구는 5만 1천10원(+2천440원) 등으로 전기요금이 오릅니다.

한편, 정부는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 사태의 여파로 올해 들어 동결됐던 도시가스 요금도 함께 올릴 예정입니다.

한국가스공사가 내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1조 원대로 증가했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