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100년 전 일로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으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과거사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일본 총리 발언 같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어 인터뷰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유럽의 미래 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며,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 그리고 해당 문장은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 바로 뒤에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고 말한 것을 보면 이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니까, 언론이 인터뷰를 잘못 해석했다, 원래 인터뷰 내용은 100년 전 일로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으라는 건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일본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였다는 겁니다.
왜 중요한데?
만일 언론이 지도자의 메시지를 왜곡해 보도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기사인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습니다. 발언 원문이 의도와는 달리 실렸거나, 혹은, 국내 언론이 이를 오역했다면 국제적으로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팩트체크가 시급한 사안이라고 봤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리 기자가 공개한 윤 대통령 인터뷰 원문 내용에는 '저는' 이라는 주어가 언급됐습니다.
위 발언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기사화 됐습니다.
저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어떤 일[을 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들[일본인들]이 100년 전 우리의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결단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 설득의 측면에서, 저는 제 최선을 다했다고 믿습니다.
"I can't accept the notion that because of what happened 100 years ago, something is absolutely impossible [to do] and that they [Japanese] must kneel [for forgiveness] because of our history 100 years ago. And this is an issue that requires decision. … In terms of persuasion, I believe I did my best."
- 워싱턴포스트, Ukraine, China main focus as South Korean president visits White House, 4월 24일 자.
한 걸음 더
30분 뒤 워싱턴포스트 대외협력팀에서 다음과 같은 짧은 답변이 왔습니다.
당신(SBS 사실은팀)의 질문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보도를 (계속) 고수한다고 말씀드립니다.
In response to your question, we stand by our reporting.
- 워싱턴포스트 대외협력팀 메일, SBS 사실은팀의 질문에 대한 답변, 4월 25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