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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문건' 조현천 체포…무혐의 주장하며 여유까지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 3월, 국군기무사령부가 문건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시위가 더 과격해질 수 있고 사회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그 대책으로 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으로 진압하는 걸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이 문건에는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계엄령을 풀려는 국회 시도를 억누르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이후 2018년 출범한 합동수사단이 내란 음모 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섰지만 문건 작성을 주도했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출국하면서 수사가 중단됐습니다. 그 이후 계속 외국에 머물던 조 전 사령관이 5년여 만에 돌아왔습니다.

먼저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 12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도피 의혹을 받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오늘(29일) 새벽 귀국해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수사를 피해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귀국을 연기했던 것뿐이라며 검찰 조사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조현천/전 국군기무사령관 : 계엄 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계엄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또 거기에 대해서 책임자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서….]

지난해 9월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고도 지금 들어온 이유는 시간적 여유를 가졌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다소 여유로운 모습도 보이기도 했습니다.

[조현천/전 국군기무사령관 : (탄핵 정국 때 청와대 들어갔다 오셨다고?) 여기서 수사를 하시면 안 되고, 제가 수사를 받는 입장이니까 수사 과정에서 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군검합동수사단은 석 달 동안 해당 문건이 누구 지시로 작성됐는지, 어디까지 보고됐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였지만,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이 귀국하지 않아 기소 중지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노만석/군·검 합동수사단 공동단장 (2018년 11월) :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 전 사령관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소재가 불명한 상태입니다.]

당시 조사를 받았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해서도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계엄 문건 의혹의 열쇠를 쥔 조 전 사령관이 5년 3개월 만에 돌아오면서, 의혹이 규명될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정삼)

▶ '혐의 부인' 조현천 5년여 만에 귀국…왜 이 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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