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3개월 호빈이의 등과 엉덩이에 붉은 핏줄 혹이 덩어리져 있습니다.
핏줄 혹이 전체를 감고 있는 왼쪽 다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부어 있습니다.
[환자 어머니 : (호빈이가) 걷고 싶어 하다 보니까 자꾸 넘어져요. 넘어지면서 부딪히다 보니까 그 혈관종 부위에 또 내부 출혈이 생깁니다.]
빠르게 커지는 핏줄 혹은 생명까지 위협합니다.
[이범희/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혈관 증식된 것이 막 이렇게 터지고 그러니까 이게 아이한테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치료 약은 만 두 살부터 쓸 수 있도록 허가돼 있어서 호빈이는 그때까지 그냥 버텨야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호빈이보다 더 어린 생후 9개월 아기의 치료 효과 논문이 발표된 겁니다.
[이범희/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호빈이랑 굉장히 비슷하죠? 12개월 치료하고 이만큼 좋아진 거예요. 이걸 보면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주치의와 보호자는 절차를 밟았고 제약사는 약을 무료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식약처 전문가 위원회는 호빈이가 두 살이 안 됐다며 약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환자 어머니 : 이 약을 빨리 먹일 수 있게 하루하루 뭐라도 해야지 제가 살 것 같아서 정말 나름대로 많이 노력을 했는데…]
보호자가 직접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환자 아버지 : 제가 개인적으로 다 연락을 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병원 그리고 이 약에 대해서 임상을 했던 병원 리스트를 다 뽑아서 (조사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미국에서 이 약으로 치료받고 있는 2세 미만 아기가 5명이나 확인됐습니다.
2세 미만에도 효과적이라는 유럽의 논문도 찾아냈습니다.
[환자 아버지 : 유럽 이탈리아의 의사한테 연락을 했는데 오늘 오전에 급하게 회신이 와서 공식적인 자료가 있다…]
[환자 어머니 : 아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들(전문가 위원회)이 거절을 해서 아이한테 지금 하루하루 소중한 지금 성장기에 아이에게 약물을 제공하지 않는 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 조동찬 / 영상취재 : 한일상 / 영상편집 : 하성원 / CG : 김정은 / 제작 : D뉴스플랫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