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인천에서 12살 초등학생이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학대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는 숨지기 직전에도 의붓어머니의 팔에 매달려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돌아온 건 폭행이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5일 12살 초등학생 A군의 사망 이틀 전 모습입니다.
얼굴은 바지에 가려졌고, 팔다리는 묶여 있습니다.
이런 자세는 밤을 새워 16시간이나 이어졌습니다.
의붓어머니 B 씨가 물건을 훔쳤다며 A군에게 화를 낸 뒤 선반받침용 봉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이렇게 방치했다고 검찰은 적시했습니다.
사망 당일 상황 역시 잔인했습니다.
B 씨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잘못했다고 비는 A군을 밀어 넘어뜨렸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A군은 끝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1년간 벌어진 학대의 배경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유산한 B 씨가 이에 대한 원망을 A군에게 쏟아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B 씨는 집중력 향상을 명목으로 성경 필사도 시켰는데 A군은 매일 아침 6시부터 시작한 필사를 마치지 못하면 방에서 나오지 못하거나 폭행을 당했습니다.
어떤 날은 5시간 동안 무릎을 꿇은 채로 벽을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상습적인 학대로 한창 클 나이에 A군은 오히려 더 야위어갔습니다.
2021년 12월 38kg이었던 몸무게는 사망 당시에는 또래 평균보다 15kg이나 가벼운 29kg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검찰에 송치되던 날에야 B 씨는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를 했습니다.
[B 씨/의붓어머니 :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으세요?) 아이에게 사죄하는 마음뿐입니다.]
B 씨와 B 씨의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관한 친부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13일 열립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