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로 향했던 한국인 의용군이 넉 달 만에 귀국했습니다.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참전한 이유는 뭐고, 또 직접 겪은 전쟁의 참상은 어땠는지 들어봤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숲 속에서 쉴 새 없이 총소리가 들려오고 대원들을 태운 전차가 굉음과 함께 진흙을 가르며 전진합니다.
다친 동료는 대원들이 포대를 이용해 안전지대로 옮깁니다.
33살 김재경 씨가 전한 우크라이나 전선의 모습입니다.
특전사 출신의 김 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떠나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소속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했습니다.
동부 전선에 배치된 국제여단 특수임무부대에서 대 러시아군 정찰과 전투 임무 등을 수행했습니다.
4개월 만에 귀국한 김 씨는 참전이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재경/우크라전 참전 의용군 : 저는 이제 자유와 민주주의와 아이들 웃음소리를 지켜주러 간 거지. 내가 이 전쟁을 외면하면 내가 남은 삶을 떳떳하게 살 수 있을까.]
현장에서 맞닥뜨린 전쟁의 참상은 생각 이상으로 끔찍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재경/우크라전 참전 의용군 : 마을이 이제 쑥대밭이 돼 있는 거죠. 모든 시신을 다 완벽하게 수습할 수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다른 한국인 의용군이 남아 있다고도 했습니다.
[김재경/우크라전 참전 의용군 : 동료들이 한국인 새로 왔다고. 착각했겠다 싶어서 갔었는데 한국분인 겁니다. 아직까지 아마 그쪽에 계시지 않을까.]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된 우크라이나에 허가 없이 들어가 처벌받을 수 있지만 후회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재경/우크라전 참전 의용군 : 개인적인 신념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 부분이지만, 우리나라 법을 어긴 것은 명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단은 처벌을 달게 받을 것이고.]
앞서 지난해 참전했다 귀국한 이근 전 대위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던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조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하성원, 화면제공 :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