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9일) 오전 주불을 잡았다고 했던 경남 합천 산불이 어젯밤 늦게 되살아나 주민들이 또 마음을 졸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합천군의회 의원들은 관광이 포함된 해외 연수를 떠나 논란입니다.
홍승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산줄기 곳곳에서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경남 합천 산불이 되살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어젯밤 11시 45분쯤.
산림 당국은 헬기 17대와 진화 장비 6대를 긴급 투입해 오전 9시 45분쯤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합천군의회 의원들이 어제부터 해외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합천군 의원 11명 가운데 의장과 의원 한 명을 제외한 9명이 호주와 뉴질랜드로 8박 9일의 연수를 떠난 겁니다.
1인당 경비는 약 400만 원으로 330만 원가량을 군의회가 부담했습니다.
여행 목적은 '농업과 복지 분야 우수 사례를 의정 활동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지만, 관광 일정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해야 했던 주민들은 허탈하기만 합니다.
[유정화/전국농민회총연맹 합천군농민회장 : (군의원은) 합천군을 책임지는 주민들의 대표이지 않습니까. 절대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얘기입니다. 상황이 완전 끝나고 대책 마련까지 다 하고 나서 이제 좀 안정되면 연수를 가야지….]
합천군의회 측은 3개월 전부터 계획한 연수였다면서, 어제 주불 진화가 끝난 걸 확인하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합천군의회 관계자 : 우리가 취소했을 경우에는 거의 한 100% 정도 위약금을 다 물어야 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군의회 부의장은 취재가 시작되자 산불 재발화 소식에 현지에서 마음 졸이고 있다며, 군민에게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