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를 스토킹 하고 후원금을 돌려달라며 협박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BJ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빼앗아 몰고 도주하다가 교통사고도 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A(28·남)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4∼5일 인천시 서구 한 고시텔에서 BJ인 30대 여성 B 씨에게 60차례 넘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스토킹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접이식 칼을 접었다가 펴는 동영상을 B 씨에게 2차례 보냈고, 문자 메시지로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지금까지 후원한 별풍선이 8천 개인데 그중 4천 개에 해당하는 40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너희 집에 찾아갈게. 너희 아버지부터 죽여줄까"라며 협박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같은 달 6일 새벽 시간대 B 씨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빼앗아 경기도 군포시까지 40㎞ 넘게 운전했습니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뒤쫓은 경찰 순찰차를 따돌리려다가 또 다른 택시를 들이받고도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그는 2013년부터 B 씨의 개인 방송을 자주 시청하며 후원금을 보냈고 이후 "사랑한다. 보고 싶다"며 집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복해서 스토킹 행위를 했고 피해자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빼앗았다"며 "도주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내 2명이 다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집요한 스토킹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하지만,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