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처음으로 함께 모여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참사를 막지 못한 건 정부 잘못이라며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보도에 손형안 기자입니다.
<기자>
희생자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한 유가족의 첫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여기저기서 북받치는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이제는 곁에 없는 스물여섯 살 딸에게 쓴 편지를 담담히 읽어 내려가던 아버지는 터지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아냅니다.
[희생자 이상은 씨 아버지 : 힘내서 잘 가거라. 엄마 아빠도 힘낼게. 우리 딸이어서 너무 고마웠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스물아홉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아들을 먼저 보낸 미안함에 가슴을 칩니다.
[희생자 이남훈 씨 어머니 :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릴 줄 알았다면 내 옆에 있을 때 더 안아주고 더 토닥거려줄 걸 사랑한다고 매일매일 말해줄걸.]
슬픔 속에서도 유가족들의 요구는 분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엄정한 책임자 규명이었습니다.
[희생자 이상은 씨 아버지 :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국가는 무엇을 하였는지 이제는 국가가 답하여야 합니다.]
[희생자 이지한 씨 어머니 : 이 참사는 분명히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이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 사건임에 분명합니다. 저는 이 사태가 158명을 쳐다만 보면서 생매장한 살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시설과, 무분별한 2차 가해에 대한 대책도 요청했습니다.
회견을 주선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는 158명 희생자 중 38명의 유가족이 법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