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위험을 감지한 시민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깔릴 것 같다, 쓰러진 사람이 있다, 이런 긴박한 요구에 경찰은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손형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사 당일 압사 위험을 알리는 첫 112신고는 저녁 6시 34분 해밀톤 호텔 옆 편의점 쪽에서 걸려 왔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바로 그 장소, 사고 약 4시간 전이었습니다.
신고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밀려 올라와 압사당할 것 같다. 너무 소름 끼치는 상황"이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밤 8시에서 9시 사이 신고는 20~30분 단위로 계속 들어왔습니다.
밤 8시 9분, 인원이 너무 많아 난리가 났고 사람들이 넘어져 다치고 있다며 부상자 발생 소식까지 접수됩니다.
8시 33분, 이미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졌다는 현장 소식이 112에 타전됐고, 20여 분 뒤 아수라장인 이태원 골목에서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다는 신고자의 호소까지 접수됩니다.
사고 발생 한 시간 전쯤인 밤 9시, 신고자는 경찰의 긴급 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형 사고가 나기 일보 직전이라고 다급히 현장을 묘사합니다.
이어진 112신고에서는 진짜 사람이 죽을 것 같다, 압사당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안쪽에서는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다고 신고자들은 호소합니다.
마지막 112신고는 사고 발생 4분 전인 밤 10시 11분에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신고자는 비명과 함께 가까스로 이태원 뒷길이라고 사고 장소를 말합니다.
저녁 6시 34분부터 사고 직전인 밤 10시 11분까지 압사 가능성 등 위급함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112신고는 경찰이 공개한 것만 모두 11건.
4시간 가까이 시민의 아우성이 이어졌지만 추가 경력 투입 등 조치는 없었고 결국, 156명 사망이라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