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도 7조 원대 '이상 외화송금'…선물·증권사 유사 거래 조사 확대

NH선물에서 7조 원대의 거래로 의심되는 해외 송금 정황이 포착돼 금융감독원이 다른 모든 선물사와 증권사에 대해 유사한 거래가 있는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섭니다.

우리은행 등 은행권에서 이상 외화 송금이 10조 1천억 원에 달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상황에서 비은행권인 선물사에서도 이상 거래가 발생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사태의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점을 노린 차익거래를 말합니다.

금감원은 최근 NH선물에서 거액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달 19일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 추적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법인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 혐의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내용을 공유 중입니다.

이상 외화송금액 규모는 7조 1천500억 원으로 2019년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한 자금을 위탁 계좌를 통해 외국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한 액수입니다.

중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는 원달러 선물거래 명목으로 NH선물에 법인 명의의 위탁 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에서 NH선물의 법인 위탁 계좌로 송금해 환전한 뒤 외국 투자법인의 국내 계좌로 자금을 이체해 다수의 개인 등을 거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송금하는 방식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중개업자를 통해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자본거래 관련 규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감원은 NH선물에 대한 검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외환 업무와 자금세탁 방지업무 취급에 있어 위법한 부분이 발견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다른 선물사와 증권사도 이와 유사한 거래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현장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