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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 처벌 믿어 합의 없이 버텼다"…신당역 피해자 마지막 호소

"엄중 처벌 믿어 합의 없이 버텼다"…신당역 피해자 마지막 호소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가 생전 가해자인 전주환(31·구속)의 재판에서 "절대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자 유족 대리인인 민고은 변호사는 20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공판 기일을 앞두고 판사님이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고, 피해자를 대리해 법정에서 이같이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는 마지막으로 작성한 탄원서에서도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썼다고 합니다.

민 변호사는 범행 당일인 14일 오전 피해자가 '이제 내일이 선고 기일이니 다 끝이 났다'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전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전 씨를 성폭력처벌법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두 차례 고소했습니다.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기소된 전 씨는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았고,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민 변호사는 전 씨가 올해 2월 말까지도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는 '더는 연락하지 말아달라'며 피했다고 합니다.

민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전 씨가 합의를 요구하고 법원에 반성문도 제출했지만, 진심으로 뉘우친다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가 첫 공판 기일에도 지각하고, 범행 이유를 묻는 판사에겐 '당시 너무 힘들어서 술을 마셨는데 그때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는 게 민 변호사 주장입니다.

또 전 씨가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범행 전까지 변호인 측에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민 변호사는 전했습니다.

민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느낀 한계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전 씨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데 대해 "수사기관과 법원 모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면서 다만 "각각 어떤 잘못을 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민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가 이뤄져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라며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부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고 강조하며 "피고인의 추가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민 변호사는 전 씨 재판의 비공개 및 방청 금지·판결문 비공개도 신청한 상태입니다.

기자회견에는 당초 유족이 동석할 것으로 보였으나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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