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대 중국·러시아 진영 대치 구도가 이달 말까지 잇달아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입니다.
먼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23일 화상으로 열립니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입니다.
이어 26∼28일 독일에서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또 29∼30일 스페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가 잇달아 열립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각된 미국·유럽, 중국·러시아 두 진영 사이의 갈등 구도가 연쇄 다자 정상회의를 통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우크라 전쟁 발발 이후 외교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중국과 러시아 진영의 반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의를 주재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대러시아 제재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릭스 회원국 중 중국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우회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25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도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 협의체의 일원인 걸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선 뼈 아픈 대목입니다.
이어지는 G7과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은 개전 4개월이 경과한 우크라 전쟁의 장기화 속에 대러시아 단일대오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과 인도 등의 러시아와 무역 및 경제협력 강화 흐름을 견제하면서 러시아 제재 유지 또는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G7 회의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하는 이른바 '세계 인프라 구상'을 출범할 계획입니다.
(사진=베이징 신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