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10일 넘게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의 총공세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데, 다른 지역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참혹한 민간인 집단학살이 확인됐던 수도 키이우 옆 부차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우크라이나에서 안상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키이우주 부차시.
이른 아침부터 시내 한편에 어린아이부터 고령의 할머니까지 모여 있습니다.
시 당국의 배급소에서 무료 배식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여기를 보면 빵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데요.
다른 식량들이 없기 때문에 구호 물품으로서 시민들에게 제공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매우 부족한 수준입니다.
아껴도 최대 1주일을 버틸 수 있는 식량을 2주에 한 번꼴로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족한 식량을 따로 살 수 있는 형편도 아닙니다.
전쟁 때문에 대부분의 부차 시민들은 직업을 잃었고 그래서 수입이 없습니다.
하지만, 식료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서 이런 구호 물품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할리나/부차 시민 : 가격이 너무 올라 제가 살 수 있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너무 비쌉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전체 곡물 경작지의 1/4가량을 잃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곡물 수확량은 예년보다 최대 4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식량 부족까지 더해지며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겁니다.
[미첼 바첼레트/유엔 인권최고대표 : (전쟁으로 인한) 식량과 연료, 금융위기가 겹쳐 수백만 명이 식량 부족과 빈곤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취약 계층에게는 더 치명적일 겁니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돈바스에서는 날씨가 더워지는 가운데 포격으로 수확기를 맞은 곡물이 불타는 일도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임지수,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