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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년 만에 고향으로…제주 찾은 국보 '세한도'

<앵커>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에 그린 국보 '세한도'가 작품 탄생 178년 만에 제주를 찾았습니다. 오랜 여정 끝에 제주에서 만나는 세한도가 펼쳐낼 이야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 같은 어둠 속, 거친 파도에 눈바람이 거센데 홀로 걷는 이의 발걸음은, 무겁지만 결코 외롭지만은 않습니다.

한양에서 가장 먼, 척박한 땅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할 때, 그래도 스승이라며 정성을 다한 제자 이상적에 건넨 그림이 '세한도'입니다.

미술 교과서에서나 볼수 있던 14m 길이의 진품 세한도를 178년 만에 제주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세한도의 복사본인 영인본 등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진품 두루마리가 일반에 펼쳐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2020년 서울국립박물관에 이어 2년 만에 제주에서 마련된 전시입니다.

세로 33cm, 가로 14m를 훌쩍 넘는 두루마리가 온전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획전시실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입니다.

집 한 채와 고목 몇 그루, 바싹 마른 붓질로 그린 70cm 세한도에 178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청나라와 조선의 문사들이 쓴 감상평이 줄줄이 덧붙여져 그렇게 됐습니다.

[김승익/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추사의 인장들, 아주 거친 필체로 그린 추사의 그림들이 함께 담겨 있어서 그림과 글씨가 함께 어우러진 당시 문인화의 격조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고화질 디지털 스캔으로 추사의 치밀한 필력을 확인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이방인의 눈으로 추사의 여정을 담아낸 미디어아트와 후학들과 예술세계 등은 별도의 전시로 꾸몄습니다.

[이재열/국립제주박물관 관장 : 앞으로도 국립제주박물관은 도민들을 위해서 뜻깊고 의미 있는 다양한 문화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다음 달 29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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